저도 예전에는 귀지가 조금만 쌓여도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책상 위에는 항상 귀이개와 면봉이 놓여 있었고, 심심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귀를 후비곤 했죠. 그러다 어느 날 귀 안쪽이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고 진물이 나오기 시작해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 귀를 이렇게 혹사시키면 안 된다고 엄청난 꾸중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분이 귀지를 더럽다고 생각해서 매일 파내려 하지만, 사실 귀지는 우리 귀를 보호하는 소중한 방어막입니다. 이 방어막을 억지로 제거하다가 상처가 나면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외이도염입니다. 여름철 수영장뿐만 아니라 건조한 겨울철 면봉 사용으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 질환, 왜 위험한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짚어드릴게요.

귀지가 우리 몸에 필요한 이유
우리가 흔히 파내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 귀지는 사실 더러운 노폐물이 아닙니다. 외이도에 있는 땀샘이나 이구선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벗겨진 표피와 합쳐져 만들어지는데요. 이 귀지는 산성을 띠고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곰팡이의 증식을 막아주고, 귓구멍을 적당히 촉촉하게 유지해 주는 천연 보습제 역할을 합니다.
가장 신기한 점은 귀에는 자정 작용이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밥을 먹거나 말을 할 때 턱관절이 움직이는데, 이 움직임에 의해 귀지는 자연스럽게 귀 밖으로 밀려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즉, 억지로 파내지 않아도 알아서 청소가 된다는 뜻이죠. 면봉을 깊숙이 넣으면 오히려 귀지를 더 안쪽으로 밀어 넣어 꽉 막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방치하면 청력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귀가 약간 간지럽고 먹먹한 느낌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다 염증이 심해지면 귀를 살짝만 건드려도 악 소리가 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죠. 밥을 씹을 때도 아프고 잠을 못 잘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염증으로 인해 외이도가 퉁퉁 부어오르면 소리가 들어가는 통로가 좁아지거나 막혀 일시적인 난청이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이 고막이나 중이까지 퍼져 영구적인 청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분들은 악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되어 뇌 신경까지 마비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어폰 사용도 독이 될 수 있다?
요즘은 출퇴근길이나 운동할 때 무선 이어폰을 꽂고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귓구멍을 꽉 막는 커널형 이어폰은 외이도의 통풍을 막아 습하고 따뜻한 환경을 만드는데요. 이는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장소가 됩니다.
- 이어폰을 1시간 이상 사용했다면 반드시 10분 정도는 귀를 빼고 환기해 주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 이어팁(고무 부분)은 정기적으로 소독하거나 교체해 주세요. 내 귀에 들어가는 물건인 만큼 위생 관리가 필수입니다.
- 귀에 염증이 있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완치될 때까지는 이어폰 대신 헤드폰을 사용하거나 스피커를 이용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귀는 건드리지 않을수록 건강하다는 사실, 이제 아시겠죠? 오늘부터는 면봉과의 작별을 고하고, 소중한 귀에게 휴식을 선물해 주세요. 여러분의 맑고 건강한 청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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