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나 골프 같은 운동을 즐기지 않아도, 집안일을 많이 하거나 하루 종일 컴퓨터를 쓰는 분들에게 테니스엘보는 감기처럼 찾아오는 흔한 질환입니다. 저도 한동안 마우스를 잡을 때마다 팔꿈치 바깥쪽이 찌릿해서 급하게 약국에서 보호대를 사서 찼던 기억이 있어요. 꽉 조여주니 왠지 든든하고 덜 아픈 것 같아서, 씻을 때 빼고는 문신처럼 차고 다녔었죠.
그런데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보호대를 그렇게 계속 차고 있으면 팔이 더 약해진다고 혼을 내시더라고요. 보호대는 아픈 부위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하지만, 과하게 의존하면 우리 몸이 스스로 회복하려는 능력을 잃게 만듭니다. 오늘은 많은 분이 오해하고 있는 테니스엘보 보호대의 치명적인 부작용과, 약이 되게 쓰는 똑똑한 활용법을 정리해 드릴게요.

보호대는 치료기가 아닌 충격 흡수 장치
우선 보호대의 원리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테니스엘보는 손목을 들어 올리는 근육이 시작되는 팔꿈치 힘줄에 염증이 생긴 상태인데요. 우리가 손을 쓸 때마다 이 힘줄이 당겨지면서 통증이 발생합니다.
보호대는 아픈 힘줄보다 조금 아래쪽 근육을 꽉 눌러줌으로써, 힘이 들어가는 지점을 바꿔주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팔꿈치 뼈에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충격을 보호대가 대신 흡수하여 힘줄을 쉬게 해주는 것이죠. 따라서 손을 쓰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는 보호대가 굳이 충격을 흡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착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종일 착용이 부르는 근육 위축과 순환 장애
빨리 낫고 싶은 마음에 하루 종일 보호대를 차고 있으면 우리 몸은 게을러지기 시작합니다. 근육은 쓰면 쓸수록 강해지고 안 쓰면 약해지는데, 보호대가 근육의 일을 대신해주니 팔 근육이 점점 얇아지고 힘이 빠지는 근위축 현상이 나타납니다.
더 큰 문제는 혈액 순환입니다. 회복을 위해서는 산소와 영양분이 담긴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어야 하는데, 보호대가 혈관을 하루 종일 꽉 조이고 있으면 피가 잘 통하지 않아 오히려 염증 회복 속도가 느려지게 됩니다. 통증을 피하려다 팔을 더 약하게 만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셈이죠.
움직일 때만 차고 쉴 때는 과감히 벗으세요
그렇다면 언제 차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정답은 팔을 많이 써야 하는 순간에만 착용하는 것입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야 하거나, 키보드 타이핑을 오래 해야 하거나, 걸레질 같은 집안일을 할 때처럼 통증이 유발될 것 같은 동작을 할 때만 보호대를 착용하세요.
- 일을 마치고 휴식을 취할 때는 즉시 보호대를 풀어 혈액이 통하게 해주세요.
- 1시간 정도 착용했다면 10분 정도는 풀어서 팔을 마사지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 보호대 없이도 통증이 참을 만하다면 점차 착용 시간을 줄여나가며 근육 스스로 버티는 힘을 길러줘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보호대는 잘 쓰면 약이지만, 의존하면 독이 됩니다. 오늘부터는 무작정 차고 있기보다 내 팔이 일할 때만 도와주는 파트너로 활용해 보세요. 올바른 사용법이 지긋지긋한 팔꿈치 통증 탈출의 열쇠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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